안녕하세요! 수필집 <농부되길 잘했다> 독서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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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후기/에세이

안녕하세요! 수필집 <농부되길 잘했다> 독서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by 사랑의사람 2020. 4. 27.

안녕하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은 제가 시골로 귀농하셔서 30여 년 간 농사와 축산업을 하신 양기원씨의 수필집 <농부되길 잘했다>의 독서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양기원씨의 수필집 <농부되길 잘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실제 농업과 축산업에 종사하시는 농부의 수기를 접하면서 낭만적으로 여겨지는 농촌 생활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을 실감해볼 수 있었어요. 

 

 미국의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그의 시 '진흙 시간의 두 뜨내기 일꾼'에서 '내 인생의 목표는 도락과 생업을 합일시키는 것'이라고 했는데, 이 책의 저자는 문학(독서 및 수필집 쓰기)과 농업을 통해 이 목표를 이루고자 했고, 그것이 그의 귀농 동기 중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는 이십대 초반에 귀농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는 젊은 나이에 귀농을 해서 힘든 농사일과 땅과 자본, 그리고 노동력을 모으는 자금의 압박, 그리고 휴일이 없다는 것 등의 어려움이 많았다고 회고합니다.

 

 그리고 농촌 생활은 힘든 농사일과 낮은 소득, 의료와 문화 시설의 부족 등 어려움이 많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어려움은 가족과 이웃 등 사람들과의 인간관계라고 합니다. '에리히 프롬'이 <사랑의 기술(an art of loving)>에서 사랑에도 기술(art)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저자는 인간관계에서도 필요한 기술이 있다고 말합니다.

 

 저자는 농촌 마을은 도시와는 달리 법과 규칙, 그리고 관계에서 필요한 기술이 있다고 말합니다. 만약 귀농해서 농촌 생활을 할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이 이러한 기술을 익히는게 참 중요하겠죠. 그리고 농촌 생활은 인정과 상식으로 다 되는 게 아니고, 상대, 장소, 때에 따라 순발력과 지혜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는 율곡의 <격몽요결 접인장 제9>에 현지인과 이주민 모두에게 좋은 기술이 서술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예전에 사 놓았던 격몽요결(이이 지음, 이민수 옮김, 을유문화사) 책을 찾아서 이 내용을 찾아보았습니다. 이 내용을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체로 사람을 상대하는 데는 마땅히 화평하고 공경하기를 힘써야 한다. 나이가 자기보다 배가 되면 아버지처럼 섬긴다. 자기보다 10년이 많은 때는 형으로 섬긴다. 5년이 많으면 역시 조금 공경해서 대접한다. 가장 나쁜 것은 자기의 학문을 믿고 자기가 제일인 체하며 우쭐대거나 남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친구를 가리는 데는 반드시 학문을 좋아하고 착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골라서 사귀어야 한다. 또 성격이 엄하고 곧은 사람을 골라야 한다. 이런 사람을 골라서 함께 거처하면서 내 마음을 비워놓고 그 사람의 규범과 경계를 받아들여 나의 단점을 다스려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고 성질이 게으르고 놀기만 좋아하며 흐리고 곧지 못한 자는 함께 사귀지 말아야 한다.

 시골 사람들 중에서 착한 자가 있다면 반드시 친근하게 지내고 서로 정을 통하고 지내야 한다. 또 시골 사람들 중에서 착하지 못한 자라도 또한 고약한 말로 그 사람의 잘못하는 행동을 드러내어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만 그런 사람은 그저 범연하게 대접해 주고 서로 왕래하지 말 것이다. 그런 사람이 만일 전에 알던 사람일 때는 서로 만나더라도 인사만 하고 다른 말을 서로 나누지 말 것이니, 이렇게 하고 보면 점점 멀어질 뿐이요, 원망하거나 노여워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략) 시골에 사는 사람이라도 나이가 20년 이상이 많은 사람에게는 마땅히 절을 한다. 그러나 그 중간의 높고 낮은 사정들은 꼭 이런 예에 구애받지 말고 때에 따라서 적절히 할 것이다. 다만 항상 자기 몸을 낮추고 남을 존경하는 의사를 가슴속에 두는 것이 옳다. <시경>에 "온화하고 따뜻하고 공손한 사람만이 오직 덕의 바탕이다"라고 했다. 

 가령 남이 나를 헐뜯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는 반드시 자기 몸을 돌이켜보아서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만일 내 몸이 실제로 남에게 헐뜯음을 받을 만한 행동이 있었을 때는 스스로 자기 몸을 책망하고 마음속으로 꾸짖어서 그 허물을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중략)

 대체로 선생이나 어른을 모시고 있는 자는 마땅히 알기 어려운 의리를 물어서 자기가 배우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또 고향의 어른을 모시고 있을 때는 마땅히 조심하고 공손하고 삼가서 함부로 아무 말이나 하지 말아야 한다. 만일 어른이 묻는 것이 있을 때는 공손히 사실대로 대답해야 한다. (중략) 시골 사람과 함께 거처할 때는 비록 묻는 말로 대답을 할망정 끝내 낮고 쓸데없는 말은 입 밖에 내지 말아야 한다. 자기 몸은 아무리 씩씩하고 기운차게 갖는다 하더라도 절대로 잘난 체 뽐내는 기색을 가져서는 안 된다. (중략) 또 어린 사람과 같이 있을 때는 마땅히 부모에게 효도하는 일과 형제간에 우애하는 일, 임금에게 충성하는 일과 친구간에 신용 있게 하는 일 등을 친절하게 말해 주어 그로 하여금 착한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하기를 그치지 않는다면 시골 풍속이 점점 옳게 변해 갈 것이다. 

 항상 온화하고 공손하고 또 자상하고 사랑하며,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고 물건을 구제해 주는 것으로 자기의 마음을 갖는다. 그리고 남을 침노하거나 물건을 해치는 따위의 일들은 터럭만큼도 자기 마음속에 간직하지 말아야 한다. 대체로 사람이란 자기 몸에 이로운 일을 하려고 하면 이것은 필경 남이나 다른 물건을 침노하고 해치는 결과를 낳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는 자는 먼저 자기를 이롭게 한다는 마음부터 끊어 없앤 뒤에라야 가히 어진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후략)"

 

 읽어보니 삶의 지혜가 담겨있는 좋은 글귀들이고, 인간관계에서 실천하면 좋은 내용입니다. 우리가 친구를 가리는 내용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절을 한다는 것과 같은 예절의 형식은 현대에 맞게 적용하되, 언제나 예절의 본질인 인(仁), 즉 사랑을 잘 실천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처럼 고전에서 인간관계의 기술을 찾아 익히면 참 뿌듯할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도시 생활과는 사뭇 다른 농촌에서의 현실적 삶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자는 시골로 이주한 집의 아이들이 부모님을 원망하지 않고, 기죽지말고 성실하고 착하게 살면 반드시 좋은 날이 온다고 격려합니다. 그리고 농부는 낫 놓고 ㄱ자를 몰라도 낫질만 할 줄 알면 되고, 학문적 지식을 몰라도 살아가는 데 불편함이 없으며 문학과 예술을 몰라도 정서가 메마르지 않고, 종교를 믿지 않아도 윤리도덕을 잘 지키며 정신 상태가 건강하다고 하며 농부라는 존재에 대한 신선한 시각과 긍지와 자긍심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 중 인상깊은 대목이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 세 가지를 꼽자면 "농민은 이들 전문직업인에게 데모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라는 대목부터 "무조건 웃어라. 웃다 보면 웃을 일도 생기고, 행복할 일도 생긴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사회는 농경사회다. 그런데 농경사회는 농경사회로 머물러있지 않는다. 농경사회는 산업사회를 거쳐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왔고, 앞으로 상상도 못할 어떤 사회로 발전을 하게 된다."라는 대목이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한편 저는 요즘 웃음의 중요성에 관한 책도 읽고 있는데, 저자의 조언대로 항상 무조건 웃어봐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건강을 위해서 자주 웃으시길 바랍니다.^^

 

 저자는 독일의 괴테가 <파우스트>에서 농업을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한것과 동양의 '농자천하지대본'이란 구절을 언급하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농업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고 말합니다. 저자의 말대로 농업은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인데, 농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수고 덕분에 인류가 유지되고 있음을 생각하며 우리가 그분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우리와 우리 후손들의 생명과 직결된 우리나라의 식량 주권과 식량 안보를 책임질 우리 농촌과 농업에 대한 관심을 좀 더 가져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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